강줄기 양산~울산에 걸쳐 있어 시민 관심 상대적으로 적어
상수원 보호·수질개선 노력도 미미 … 오염실태 분석 시급
본보-(사)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6월까지 공동탐사 진행생태계·역사 등 발굴 목적 … 첫 탐사서 야생화 군락지 발견울산시민의 주 식수원인 회야강의 생태계를 돌아보고 그 가치를 집중 조명해보는 생태탐사가 진행된다.본보는 (사)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과 공동으로 ‘생태탐사생명의 회야강’이라는 주제의 생태탐사를 오는 6월까지 실시한다. 민물고기와 야생화, 조류 등의 종류와 서식지 등을 확인하는 한편, 현재 수질과 강의 역사까지 짚어보는 대장정이다.
◇지금 왜 회야강인가?
울산의 태화강은 전국의 대표적인 생태하천으로 부상했다. 자치단체와 시민, 기업체가 모두 힘을 모아 이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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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야강 생태탐사단이 지난 27일 발원지로 추정되는 천성산 아영골에서 첫 탐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동수기자 |
결실이어서 더욱 값지다. 특히 한때 검은물 빛이 감돌던 죽음의 강이 1급수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는 드라마틱한 과정은 그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러나 회야강은 울산시민에게 식수를 제공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다. 울산시민이 마시는 식수 중 50% 가량을 책임지고 있지만, 상수원 보호나 수질 개선 등의 노력은 지금껏 미미하다.
강줄기가 경남 양산과 울산에 걸쳐 있고, 그 중에서도 상류가 양산지역에 위치한 탓에 ‘울산지역의 하천’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회야강 수계에는 소주공단 등 크고 작은 공장들이 산재해 있고, 산업단지 조성 등의 문제도 있어 상류의 공장폐수와 축산폐수 등에 대한 오염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차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이번 탐사는 식물과 어류, 조류, 곤충, 수생식물, 발원지 등 회야강의 생태계와 역사를 발굴·기록해 체계화하는 목적도 갖고 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회야강의 진면목을 울산시민에게 널리 제대로 알리자는 취지다.
◇발원지에서 찾은 야생 화원
회야강은 경남 양산시 천성산에서 시작해 덕계천을 지나 회야댐으로 흐르는 강으로, 돌배미강이나 일승강이라고도 불린다. 총 길이는 약 37㎞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강의 발원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태화강의 탑골샘처럼 누구나 인정하는 상징적인 발원지가 없는 것이다.
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녹색지기단 회야강탐사대(대장 박창현·진양산업 대표)와 본보 취재팀은 지난 27일 양산시 천성산에서 발원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첫번째 탐사를 실시했다. 천성산 방장골과 아영골이 만나는 지점을 발원지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탐사대는 산 정상부부터 시작되는 아영골의 시작부를 발원지로 보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탐사대는 산 아래에서 아영골을 따라 올라가는 탐사과정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야생화 군락지를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다. 산길 주위에서 얼레지와 흰노루귀, 현호색 등의 야생화 군락을 확인한 것이다. 이들 야생화들이 한데 어우러져 군락을 형성한 것은 전국에서도 드문 현상이라고 탐사대는 평가했다.
잎의 얼룩 때문에 순우리말 이름을 갖게 된 얼레지는 야생화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꼽힌다. 싹이 터 꽃이 피기까지 최소 7년이 걸리는 이유로 얼레지 군락을 이룬 지역은 자연이 잘 보존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노루귀는 꽃이 질 때쯤 솟는 잎이 마치 노루귀처럼 말려 나온다 해서 붙은 이름의 야생화이며, 현호색은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녹기 시작하면서 꽃을 피우는 야생화로 꽃모양이 종달새의 깃을 닮아 그리스어로 종달새란 뜻의 ‘corydalis’라는 속명을 가졌다.
황인석 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사무국장은 “4월이 다가오지만 아직 기온이 쌀쌀한 탓에 다양한 수생식물과 동물 등을 만나기는 어려웠다”면서 “탐사가 본격화되는 4월부터는 더 놀라운 생태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월까지 총체적 탐사 예정
본보와 탐사대는 앞으로 회야강 발원지부터 하류까지 구간을 나눠 10여차례에 걸쳐 생태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단을 지나거나 불법행위 등으로 수질과 생태계가 훼손된 현장도 정확히 진단할 예정이다.
탐사대상은 서식 어류를 비롯해 조류, 식물, 곤충, 플랑크톤 및 수생식물, 하천식물 및 야생화, 수질, 역사 등이며, 각 부문의 전문가들이 탐사대를 구성하고 있어 회야강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박창현 대장은 “회야강은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데도 행정구역상 경남과 울산으로 나뉘고 태화강보다 관심도도 낮아, 그 중요성에 비해 소홀히 하고 있다”면서 “이번 탐사는 회야강의 현재를 생생하게 점검하는 동시에 그 가치를 제대로 알게끔 시민관심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봄의 요정 얼레지… 연분홍 진달래…
천성산 아영골 ‘비밀의 화원’
탐사대는 당초 방장골보다 물길이 더 긴 아영골에서 발원지를 찾기로 하고 임도로 은수고개까지 올라 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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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레지꽃 |
골 위쪽에서부터 치고 내려올 계획이었으나 뜻밖에도 여러 꼬마 탐사대원들이 함께 하는 바람에 길이 비교적 완만한 아래쪽에서부터 계곡을 오르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무지개가든에 차를 세우고 면경알 같은 계곡물을 건너니 봄의 요정 얼레지가 꽃단장을 하고 산객들을 맞이한다. 어디 그뿐인가 연보라, 연하늘색의 양귀비과 현호색은 그 고운 자태를 드러내며 여기저기서 고개를 내밀고 건너편 적벽 위에서는 연분홍빛 진달래가 새색시들의 봄나들이를 훔쳐본다. 참으로 가슴 벅찬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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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호색 |
방장골과 아영골의 합수지점을 뒤로 하고 아영골로 들어서니 생강나무는 노란 꽃잎을 연신 피워내며 봄의 향기를 쏟아낸다. 계곡을 따라 조금 더 오르니 겨울잠에서 갓 깨어난 다람쥐가 돌너들과 나뭇가지 사이를 재빨리 오고 가고, 개별꽃, 산자고, 양지꽃도 4월의 향연을 준비하는 데 성질 급한 남산제비가 어느새 꽃을 피웠다.
떨어진 주엽나무 열매를 밟으며 원효산(천성산 제1봉)으로 가는 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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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구리알 |
길에 이르니 누가 천상의 화원이 있다고 했던가? 현호색이 지천이다. 아니 얼레지도 지천이다. 흰노루귀도 지천이다. 3식구들이 한 곳에 모여 산다. 한지붕 세가족의 동거다. 아름다운 아영골의 꽃밭이다. 세 가족이 어울려 사니 더욱 아름답고 비켜 서 피어난 노루귀는 청아하고 고상하다. 군락지가 한 곳에 이렇게 겹쳐 있다니. 이곳이 천성산의 화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우리는 한참을 오르다 물소리를 따라 폭포수가 떨어지는 계곡을 향했다. 소박하고 운치 있는 폭포수다. 한달여 전 만난 도롱뇽은 못 만났지만 개구리알이 웅덩이에 가득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뒤 우리는 이 폭포를 잠정적인 회야강의 발원지로 지목하고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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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제 (사)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녹색지기단장 |
돌아오는 길에 우리 대원들은 소주공단 들어가는 다리밑에 투망과 족대를 드리웠다. 물은 차가왔지만 동사리, 미꾸리, 버들치, 피라미들이 산다. 하지만 발원지의 그 깨끗한 물은 덕계와 소주공단을 지나면서 천성산이 지척인데 거품을 내며 이미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조상제 (사)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녹색지기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