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 울주군 회야댐 인근 회야강에 설치된 울산시회야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구에서 거품이 섞인 처리수가 나오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최근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회야댐 아래 회야강에서 수백마리의 물고기가 폐사(본보 4월11일 5면 보도)한 것과 관련, 회야하수종말처리장의 최종 방류수가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회야하수처리장의 처리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울주군 청량면 양천마을을 지나는 회야강에는 하수슬러지와 유사한 악취와 함께 붕어와 잉어, 베스 등 물고기 수백마리가 죽은 채 떠올랐고, 주민들은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지점은 회야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물이 방류되는 방류구가 있는 곳으로, 회야댐 제방에서 불과 30~50m 떨어져 있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들은 회야하수처리장의 총체적인 부실이 단적으로 증명된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회야하수처리장의 처리 공정과 용량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인석 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사무국장은 “최종 방류구 주변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거품이 끼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심하며, 바닥에는 오니와 유사한 오염원들이 퇴적돼 있다”면서 “차제에 하수처리 공정을 점검해 근원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는 하수처리 공정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면서, 양산지역 공단에서 유입된 폐수로 수질오염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금속 등을 취급하는 공장은 폐수처리 과정을 거친 물을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생략된 폐수가 곧장 하수처리장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시는 해당 지점의 강물을 채수해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으며, 약 1주일 후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수질환경보존법상 공장 폐수는 20여개의 중금속을 걸러낼 수 있는 폐수처리장을 거쳐야하지만, 하수처리장은 그런 능력도 의무도 없다”면서 “불순한 의도, 혹은 절차상 착오 등으로 페수가 곧장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물이 수질오염을 유발한 결과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난해 시가 ‘회야하수처리장 고도처리시설 준공 후 하루 3만2000t에 달하는 처리수가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2.6ppm까지 개선되는 등 수질이 먹는 물 수준으로 좋아졌다’고 밝히자 일각에서 “회야댐에 유입해 하천 유지용수로 활용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양산시와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수질오염 재발을 막기 위한 근원적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회야강 상류는 면적과 하수처리인구의 90% 이상이 양산에 속하지만, 회야댐 물은 울산시민의 식수로 사용되고 있고 수계 일원 공공하수도 관리권도 울산에 있다.

허광무기자 ajtwls@ksilbo.co.kr